KRA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싱가포르 다승왕 출신의 기수를 영입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2의 베이커'를 꿈꾸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주인공은 쿤 벵수(Khoon Beng Soo·33세). 말레이시아 국적으로 싱가프로에서 데뷔한 뒤 호주, 마카오 등지까지 활동영역을 넓히며 11년간 기수로 활동했으며 2005년에는 싱가포르 경마에서 다승 1위에 올랐던 특급 기수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활약한 외국인 기수 중에서 프로필이 가장 화려하다. 지난 해에도 40승 2착 35회로 다승랭키 4위에 올랐으며 싱가포르 골드컵 등 대상·특별경주 우승도 6차례나 갖고 있는 등 큰 경주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산 성적은 2790전 378승 2착 336회.
그러나 외국인 기수가 한국 경마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과 차이가 나는 한국 경주로와 경주마, 기수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 등도 이겨내야 한다.
2006년 다승왕, 2007년 다승 6위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호주 출신의 베이커 기수는 국내 기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인사성 밝은 매너로 한국 문화에 잘 녹아들며 '빵집 주인'이라는 다정한 닉네임까지 얻었다.
용병 기수들이 한국 경마에 빨리 적응하는 관건은 기승술 보다는 한국 문화에 얼마나 빨리 융화되느냐라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1월 1일자로 기승 계약(프리 기수)을 체결한 쿤 벵수는 23일 입국했으며 적응 기간을 거친 후 최대한 빨리 레이스에 나온다는 계획이다. 일단은 6월 31일까지 6개월간 계약이 돼있으며 본인 의사에 따라 추후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쿤 벵수 기수가 활동한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경마는 국제경주분류위원회(ICSC)로부터 일본·인도·홍콩과 함께 파트2 국가로 분류되는 아시아의 경마 선진국.
19세기 중반 영국인들에 의해 경마가 도입된 뒤 호주로부터 경주마를 본격 수입하며 기틀을 닦았고 1933년 부키티 경마장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현대식 경마를 시작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엄연히 다른 국가이지만 경마시행은 말라얀 경마협회가 함께 관리하고 있고 4개 경마장이 서로 협의하에 일정을 협의하며 순회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